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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분석사 기업가치 평가 정리 (가치평가 개요, 상대가치평가 PER·PBR·PSR·EV/EBITDA, 자산가치접근법, DCF와 WACC)

by 리리스 리뷰 2026. 10. 27.

회사 값은 누가 정할까

기업가치 평가 단원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비상장 회사의 가격은 도대체 누가 정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상장 회사는 매일 주가가 나오지만, 스타트업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투자 기사에는 기업가치 500억 원 같은 숫자가 당연하다는 듯 나옵니다.

공부해 보니 답은 생각보다 현실적이었습니다. 정해진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방법으로 계산한 값을 근거로 투자자와 회사가 협상해서 정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 근거가 되는 계산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읽는 법은 앞의 재무제표 글에서 다뤘으니, 여기서는 바로 평가 방법으로 들어갑니다.

 

기업가치 평가 개요: 시장가격과 내재가치

가치평가는 쓸 수 있는 정보를 모아 합리적으로 값을 정하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기준이 되는 개념이 공정시장가치입니다. 충분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강요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사고팔 때 합의할 만한 가격을 말합니다.

주가 같은 시장가격과 회사의 내재가치는 다를 수 있습니다. 시장가격은 수급이나 뉴스, 투자 심리에 따라 단기적으로 출렁이지만, 내재가치는 회사가 실제로 벌어들일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옵니다. 정보가 고르게 퍼지지 않은 상황, 즉 정보 비대칭이 있으면 두 값의 차이는 더 커집니다. 증권사 리포트의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가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가치평가는 보통 평가 목적과 회사 특성을 파악하고, 재무 정보와 비재무 정보를 분석하고, 알맞은 평가 방법을 골라 계산한 뒤, 결과를 보고서로 정리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기본 전제는 회사가 앞으로도 계속 운영된다는 계속기업 가정입니다.

평가가 쓰이는 곳

비상장 회사가 투자를 받을 때는 투자 금액과 지분율을 정하기 위해 가치평가를 합니다. 인수합병(M&A)에서는 경영권을 가져오는 대가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에 일반 투자보다 값이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공개(IPO)에서는 이미 상장한 비슷한 회사와 비교하는 PER 방식이 자주 쓰이고, 상장 후 적정 가격보다 일정 비율 할인한 범위에서 공모가를 제시합니다. 회계에서도 비상장 주식의 공정가치를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할 때 가치평가가 필요합니다.

결국은 협상과 타이밍

이 단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실전 가치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협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방법으로 계산해서 가격의 최저선과 최고선을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투자자와 회사가 줄다리기를 해서 최종 가격이 정해집니다. 처음에는 계산을 정확히 하면 답이 하나로 나올 줄 알았는데, 계산은 협상의 출발점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 오히려 공부 방향이 분명해졌습니다. 각 방법이 어떤 가정을 깔고 있는지 알아야 협상에서 근거를 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가치평가: 비슷한 회사와 비교하기

상대가치평가는 아파트 시세를 보는 것과 원리가 같습니다. 옆 단지가 평당 얼마에 거래되었으니 우리 집도 비슷하겠다고 보는 것처럼, 비슷한 상장 회사가 이익이나 매출의 몇 배에 거래되는지 보고 그 배수를 평가 대상 회사에 적용합니다.

기업가치 = 평가 대상 회사의 지표(순이익, 순자산, 매출, EBITDA 등) × 비슷한 회사들의 배수

어떤 지표를 쓰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집니다. 저는 지표마다 언제 쓰는지를 표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배수 계산 주로 쓰는 경우
PER 시가총액 ÷ 당기순이익 이익이 안정적으로 나는 회사, IPO 공모가 산정
PBR 시가총액 ÷ 순자산 은행, 보험, 지주회사처럼 자산이 가치의 중심인 회사
PSR 시가총액 ÷ 매출액 아직 적자이지만 매출이 빠르게 느는 회사
EV/EBITDA 영업가치 ÷ EBITDA 감가상각이 큰 장치산업, M&A, 해외 기업 비교

 

PER: 순이익의 몇 배인가

비슷한 물류 회사 세 곳의 PER이 12배, 14배, 10배라고 해 보겠습니다. 평균은 12배입니다. 평가 대상 회사의 당기순이익이 25억 원이면 지분가치는 25억 원 × 12 = 300억 원이고, 발행주식이 600만 주라면 주당 5,000원이 됩니다.

PER의 약점은 순이익이 이자비용까지 뺀 숫자라는 점입니다. 영업 실력이 똑같은 두 회사라도 한 곳에 대출이 있으면 이자만큼 순이익이 줄어 평가액이 낮아집니다. 순이익이 적자이면 아예 쓸 수 없고, 일회성 이익이나 손실이 있으면 숫자가 왜곡됩니다.

PBR: 순자산의 몇 배인가

순자산이 2,000억 원인 금융회사의 업종 평균 PBR이 0.4배라면 지분가치는 800억 원입니다. PBR은 자산 대부분이 시가로 평가되는 금융업에 잘 맞지만, 장부에 잡히는 자산이 거의 없는 인터넷 기업이나 기술 기업에는 맞지 않습니다. 자본잠식 상태인 회사에도 쓰기 어렵습니다.

PSR: 매출의 몇 배인가

적자를 내는 성장기 플랫폼 회사처럼 이익으로 평가할 수 없을 때 매출을 씁니다. 매출 80억 원인 회사에 비슷한 회사들의 평균 PSR 2.5배를 적용하면 200억 원입니다.

연습 문제를 풀다가 PSR의 함정을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이커머스 회사라도 상품을 직접 사서 팔면 거래액 전체를 매출로 잡고, 판매를 중개만 하면 수수료만 매출로 잡습니다. 거래 규모가 같아도 매출이 열 배 넘게 차이 날 수 있는 것입니다. 매출 인식 방식이 다른 회사끼리 PSR을 그대로 비교하면 안 된다는 점을 이때 메모해 두었습니다.

EV/EBITDA: 빚까지 포함한 회사 전체의 값

EV(Enterprise Value)는 주주 몫인 시가총액에 순차입금을 더한 값으로, 회사의 영업 자체가 얼마짜리인지를 나타냅니다. EBITDA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를 다시 더한 값으로, 현금이 실제로 나가지 않는 비용을 빼기 전의 영업 이익입니다.

영업이익 40억 원, 감가상각비 8억 원, 무형자산상각비 2억 원인 회사라면 EBITDA는 50억 원입니다. 비슷한 회사들의 EV/EBITDA가 7배이면 EV는 350억 원입니다. 이 회사의 차입금이 90억 원, 현금이 30억 원이면 순차입금은 60억 원이고, 주주에게 돌아가는 지분가치는 350억 원 - 60억 원 = 290억 원입니다.

EBITDA = 40 + 8 + 2 = 50억 원

EV = 50 × 7 = 350억 원

지분가치 = EV - 순차입금 = 350 - (90 - 30) = 290억 원

EV/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가상각 정책이 다른 회사끼리도 비교하기 쉬워서 해외 기업 비교나 M&A에서 많이 쓰이지만, 설비 투자에 들어가는 돈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상대가치평가의 장단점

상대가치평가는 가정이 적고 계산이 쉬우며 현재 시장 분위기를 잘 반영합니다. 대신 비슷한 회사를 누가 어떻게 고르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비교 대상 회사들이 마침 시장에서 과대평가되어 있다면 평가 대상 회사도 함께 부풀려집니다. 그래서 사업 내용, 규모, 성장성, 재무 상태가 실제로 비슷한 회사를 골랐는지가 핵심입니다. 실제 증권신고서를 열어 보면 비교 회사를 고른 기준이 길게 적혀 있는데, 이 단원을 공부한 뒤로는 그 부분을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자산가치접근법: 지금 가진 것으로 계산하기

자산가치접근법은 회사가 가진 자산에서 부채를 빼서 가치를 구합니다. 재무제표 숫자를 그대로 쓰므로 계산이 쉽지만, 장부에 적힌 금액은 오래전에 산 가격이라 지금 시세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자산을 현재 시가로 다시 평가합니다. 이 방법은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주회사나 금융회사처럼 보유 자산의 가치가 핵심인 회사에 주로 씁니다.

이 접근법은 회사를 정리할지, 계속 운영할지 결정할 때도 쓰입니다. 지금 모든 자산을 팔았을 때 받을 수 있는 청산가치와, 계속 운영하면서 앞으로 벌어들일 현금의 현재가치인 계속기업가치를 비교해서 더 큰 쪽을 선택합니다. 예를 들어 장부가 60억 원인 공장 부지가 시가로는 150억 원인데 회사를 계속 운영해도 앞으로 벌 돈의 현재가치가 100억 원뿐이라면, 숫자만 보면 정리하는 편이 낫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DCF: 앞으로 벌 돈을 오늘 가치로 바꾸기

수익가치접근법의 대표 방법인 DCF(Discounted Cash Flow)는 회사가 앞으로 벌어들일 현금을 오늘의 가치로 바꾸어 더하는 방식입니다. 이론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꼽히지만 가정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화폐의 시간가치부터

1년 뒤에 받을 110만 원은 오늘의 110만 원보다 가치가 낮습니다. 오늘 받은 돈은 그동안 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구수익률이 10%라면 1년 뒤 110만 원은 오늘 100만 원과 같습니다. 2년 뒤에 받을 돈이라면 1.1로 두 번 나눕니다. 이렇게 미래의 돈을 오늘 가치로 바꾸는 것을 할인이라고 하고, 그때 쓰는 비율이 할인율입니다.

잉여현금흐름(FCFF)

DCF에서 할인하는 대상은 회계상 이익이 아니라 회사가 영업으로 벌어서 투자까지 하고 남은 현금, 즉 잉여현금흐름(FCFF)입니다.

FCFF = 영업이익 × (1 - 법인세율) + 감가상각비 - 자본적 지출 - 순운전자본 증가액

영업이익 100억 원, 법인세율 20%, 감가상각비 15억 원, 설비 투자 25억 원, 순운전자본 증가 10억 원이라면 FCFF는 80 + 15 - 25 - 10 = 60억 원입니다. 감가상각비는 비용으로 빠졌지만 실제로 현금이 나가지 않았으니 다시 더하고, 설비 투자와 늘어난 매출채권이나 재고처럼 묶인 돈은 뺍니다. 영업외수익인 이자수익은 영업이익에 넣지 않는다는 점도 시험에서 자주 확인하는 부분입니다.

할인율 WACC와 CAPM

할인율로는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을 씁니다. 회사에 돈을 댄 주주와 채권자가 각자 기대하는 수익률을 자금 비중에 따라 평균 낸 값입니다. 주주가 기대하는 수익률인 자기자본비용은 보통 CAPM으로 구합니다.

자기자본비용 = 무위험이자율 + 베타 × 시장위험프리미엄

WACC = 세후 타인자본비용 × 부채 비중 + 자기자본비용 × 자본 비중

베타는 시장 전체가 1% 움직일 때 이 회사 주가가 얼마나 움직이는지를 나타냅니다. 무위험이자율 3%, 시장위험프리미엄 5%, 베타 1.4라면 자기자본비용은 3% + 1.4 × 5% = 10%입니다. 차입 이자율이 5%이고 법인세율이 20%라면 이자에 대한 세금 절감 효과가 있어 세후 타인자본비용은 4%입니다. 자본 비중 75%, 부채 비중 25%라면 WACC는 10% × 0.75 + 4% × 0.25 = 8.5%입니다.

제가 WACC 문제에서 가장 많이 한 실수는 타인자본비용에 (1 - 법인세율)을 곱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이자는 비용으로 인정되어 세금을 줄여 주기 때문에 반드시 세후로 바꿔야 합니다.

영구가치와 기업가치

회사는 5년 뒤에도 계속 운영되므로, 보통 5년 정도를 자세히 추정하고 그 이후는 일정한 성장률로 영원히 성장한다고 가정해 한 번에 계산합니다. 이것을 영구가치(Terminal Value)라고 합니다.

영구가치 = 마지막 해 FCFF × (1 + 영구성장률) ÷ (WACC - 영구성장률)

간단히 3년만 추정하는 예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FCFF가 1년차 10억 원, 2년차 12억 원, 3년차 14억 원이고 WACC는 10%, 이후 영구성장률은 2%라고 하겠습니다.

1~3년차 현재가치 = 10 ÷ 1.1 + 12 ÷ 1.21 + 14 ÷ 1.331 ≒ 9.1 + 9.9 + 10.5 = 29.5억 원

3년차 말 영구가치 = 14 × 1.02 ÷ (0.10 - 0.02) = 178.5억 원

영구가치의 현재가치 = 178.5 ÷ 1.331 ≒ 134.1억 원

영업가치 = 29.5 + 134.1 = 163.6억 원

여기에 영업과 관계없는 자산(예: 투자 목적 부동산) 10억 원을 더하고 차입금 50억 원을 빼면 주주가치는 약 123.6억 원입니다. 영구가치를 구한 뒤 다시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단계를 빼먹기 쉬우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 예시를 만들면서 놀랐던 것은 전체 영업가치의 80% 이상이 영구가치에서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 영구성장률을 2%에서 3%로 1%포인트만 올려도 영업가치가 약 184억 원으로 20억 원 넘게 늘어납니다. DCF가 정교해 보이지만 몇 가지 가정에 결과가 크게 좌우된다는 뜻이고, 그래서 실무에서는 성장률과 할인율을 바꿔 가며 결과가 얼마나 움직이는지 보는 민감도 분석을 함께 합니다.

 

세 가지 방법을 함께 써야 하는 이유

정리하고 나니 세 방법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었습니다. 상대가치는 시장이 비슷한 회사에 얼마를 쳐 주는지, 자산가치는 지금 가진 것이 얼마인지, DCF는 앞으로 벌 돈이 얼마인지를 묻습니다. 어느 하나만으로는 불완전하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여러 방법으로 범위를 정하고, 그 범위를 근거로 협상합니다.

그런데 막 설립된 스타트업은 이익도 없고, 비교할 회사도 마땅치 않고, 장부상 자산도 거의 없습니다. 이 세 방법을 그대로 쓰기 어려운 셈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스타트업의 가치를 어떻게 정하는지, 그리고 Pre-money와 Post-money, 지분 희석 계산을 정리하겠습니다.

 

이 글은 개인 공부 기록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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