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캐피탈 법률 공부를 시작하며
벤처투자분석사 시험 범위 중에서 법률 파트는 제가 가장 늦게 손을 댄 부분이었습니다. 조문 번호와 비율이 계속 나와서 처음에는 무엇부터 외워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문을 순서대로 읽는 대신, VC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 해서는 안 되는 일, 조건을 지키면서 할 수 있는 일로 나누어 다시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나누고 나니 흩어져 있던 규정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글은 교재 문장을 옮긴 것이 아니라, 제가 이해한 내용을 제 표현으로 다시 쓴 공부 기록입니다. 비율과 시행일은 법령과 정부 발표, 언론 보도로 확인한 내용만 적었고, 출처는 글 마지막에 정리했습니다. 벤처투자 관련 법령은 2026년 7월 1일에 크게 개정되었으므로,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은 응시 회차의 법령 기준일을 꼭 따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벤처투자촉진법과 벤처캐피탈 법률 체계
벤처투자에 관련된 법률은 소관 부처를 기준으로 보면 정리가 쉽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담당하는 법률과 금융위원회(금융위)가 담당하는 법률로 나뉘며, 투자자가 어느 쪽에 등록되어 있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달라집니다.
| 법률 | 소관 부처 | 적용 대상 |
| 벤처투자촉진법 | 중기부 | 벤처투자회사,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벤처투자조합, 개인투자조합, 모태펀드 |
| 벤처기업법 | 중기부 | 벤처기업 확인, 복수의결권 주식 등 벤처기업 지원 제도 |
| 여신전문금융업법 | 금융위 |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사), 신기술사업투자조합 |
| 자본시장법 | 금융위 | 사모펀드(기관전용 사모펀드 등) |
벤처투자촉진법이 만들어진 배경
예전에는 VC에 관한 규정이 중소기업창업 지원법과 벤처기업법에 나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는 일이 비슷한 투자자인데도 어느 법에 등록했는지에 따라 규칙이 달랐습니다. 두 법에서 투자에 관한 규정만 모아 새로 만든 법이 벤처투자촉진법이며, 2020년 8월 12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펀드마다 다른 법적 형태
벤처투자조합과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상법상 합자조합 형태를 따릅니다. 펀드를 운용하는 업무집행조합원(GP, General Partner)은 무한책임을 지고, 돈을 맡긴 유한책임조합원(LP, Limited Partner)은 출자한 금액까지만 책임을 집니다. 개인투자조합은 민법상 조합을 바탕으로 하고, 사모펀드(PEF, Private Equity Fund)는 상법상 합자회사이므로 법인격이 있습니다.
벤처투자조합도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운용하므로 겉모습은 일반 펀드와 비슷합니다. 그러나 벤처투자촉진법에 별도 규정이 있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의 집합투자기구 규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 부분을 놓쳐서, 벤처투자조합도 자본시장법을 따르는 줄 알고 문제를 틀린 적이 있습니다. 법률 체계를 먼저 잡아 두는 것이 이후 내용을 이해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었습니다.
벤처투자조합의 의무투자 비율
정부가 벤처펀드에 세제 혜택과 정책자금을 주는 이유는 결국 초기 기업에 돈이 흘러가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법은 VC가 일정 비율 이상을 창업기업과 벤처기업에 투자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운용사 전체 펀드 기준 40% 의무
같은 운용사가 운용하는 모든 벤처투자조합의 출자금 합계 가운데 40% 이상을 법에서 정한 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창업 후 7년 이내 기업, 벤처기업, 기술혁신형·경영혁신형 중소기업 등이 포함됩니다. 투자 방식도 중요합니다. 이미 발행된 주식(구주)을 사는 것은 원칙적으로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새로 발행하는 주식이나 무담보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야 인정됩니다.
2026년 7월 1일 개정으로 바뀐 점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펀드 하나하나에도 출자금의 20% 이상이라는 의무가 따로 있었는데, 이 개별 펀드 의무가 폐지되고 운용사 전체 기준 40%만 남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 개정이 운용사에게 실질적인 자율성을 준 변화입니다. 펀드마다 전략을 다르게 가져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출자자 입장에서는 펀드별 성격이 더 다양해지는 만큼, 내가 출자한 펀드가 어떤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지 규약과 투자 계획을 더 꼼꼼히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수목적 펀드는 목적 투자 60%
인수합병(M&A) 펀드나 세컨더리 펀드처럼 목적이 정해진 펀드는 출자금의 60% 이상을 그 목적에 써야 합니다. 세컨더리 펀드는 다른 펀드가 가진 지분을 사들이는 펀드이므로, 구주 거래가 본업입니다. 그래서 일반 펀드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별도의 의무를 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벤처투자회사와 개인투자조합의 의무
| 대상 | 의무 내용 |
| 벤처투자회사(회사 고유계정) | 등록 후 3년 이내 1건, 5년 이내 추가 1건 이상 투자 (2026년 7월부터 적용, 이전에는 3년 동안 매년 1건) |
| 개인투자조합 | 등록 후 5년 이내 출자금의 일정 비율 이상을 창업기업·벤처기업에 투자 |
| 창업기획자가 운용하는 개인투자조합 | 의무 투자 대상이 업력 3년 이내 기업에서 투자를 받은 적이 없는 업력 5년 이내 기업까지 확대 (2026년 7월부터 적용) |
벤처캐피탈 투자 금지 행위와 행위 제한
금지 규정은 개수가 많아서 처음에는 목록으로 외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각 규정이 왜 생겼는지를 함께 생각해 보니 대부분 두 가지 이유로 묶였습니다. 하나는 벤처 육성을 위해 모은 돈이 엉뚱한 곳에 쓰이지 않게 하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운용사가 출자자보다 자기 이익을 앞세우지 못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투자금이 다른 곳에 쓰이지 않게 하는 규정
벤처투자조합은 유흥주점이나 사행시설 같은 투자금지 업종에 투자할 수 없습니다. 업무에 쓰지 않는 토지나 건물, 즉 비업무용 부동산을 사거나 보유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은행이나 보험회사 같은 금융회사의 주식은 원칙적으로 취득할 수 없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대기업 계열회사에도 투자할 수 없습니다. 조합 이름으로 돈을 빌리거나 다른 사람의 빚을 보증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 규정들을 하나로 묶어 보면, 정책자금이 투기나 대기업 지원으로 새지 않고 실제로 성장이 필요한 중소·벤처기업에 가도록 막아 둔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예외도 조금씩 넓어졌습니다. 금융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 중 일부에는 투자할 수 있는데, 2026년 7월부터는 업종이 아니라 어떤 인허가나 등록을 받았는지를 기준으로 예외 여부를 판단합니다. 2026년 2월에는 비상장주식과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도 예외 대상에 들어갔습니다. 또한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이 투자한 회사가 나중에 같은 그룹에 편입되면, 지분을 처분할 수 있도록 9개월의 유예기간이 주어집니다.
저는 핀테크 예외 기준이 업종에서 인허가로 바뀐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즘 금융과 기술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업종 분류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회사가 많아졌는데, 그 현실을 반영한 변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운용사의 이해상충을 막는 규정
운용사는 본인, 임직원, 대주주, 계열회사처럼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과 펀드 자산을 거래할 수 없습니다. 조합원 전원이 동의했거나 정부가 인정한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가 있습니다. 또한 벤처투자회사가 회사 자체 자금, 즉 고유계정으로 투자해 피투자기업의 경영권을 지배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제한됩니다. VC는 기업을 키운 뒤 지분을 팔아 회수하는 역할이지, 기업을 소유하는 역할이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VC 임직원이 업무 중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개인 이익에 쓰는 것도 금지됩니다. 운용사가 특정 출자자에게만 손실을 메워 주겠다고 약속하거나 수익을 보장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모든 출자자가 위험을 공정하게 나누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피투자기업 대표이사에게 연대책임을 지우는 것도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예외는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고, 동시에 대표이사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을 때만 인정됩니다. 법에서 정한 사유에는 선행조건을 갖추지 않고 투자금을 받은 경우, 진술 내용이 거짓인 경우, 투자금을 약속한 용도와 다르게 쓴 경우, 약정을 어기고 주식을 처분한 경우 등이 있습니다. 2025년 12월 법 개정으로 이 제한은 창업기획자와 개인투자조합에도 적용되었습니다.
연대책임 제한은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게 읽은 부분입니다. 창업자가 회사 실패를 개인 빚으로 떠안게 되면 다시 도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 규정은 투자자의 권리를 지키면서도 창업자가 재도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려는 장치라고 생각했습니다.
상장회사 투자 한도와 투자목적회사
금지는 아니지만 일정 한도나 조건 안에서만 허용되는 투자도 있습니다. 시험에서는 이 부분의 비율이 자주 헷갈렸기 때문에 표로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상장회사 투자 한도
벤처펀드는 아직 상장하지 않은 기업을 지원하려고 만든 자금입니다. 그래서 이미 상장한 회사에는 출자금의 일부만 투자할 수 있습니다.
| 펀드 유형 | 상장회사 투자 한도(출자금 대비) |
| 일반 벤처투자조합 | 20% |
| M&A 목적 벤처투자조합 | 60% (2025년 개정으로 20%에서 확대) |
| 개인투자조합 | 20% (2026년 7월부터 적용, 이전에는 10%) |
M&A 펀드의 한도가 높은 이유는 상장회사가 비상장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경우처럼 상장회사가 거래 당사자가 되는 M&A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한도 확대가 국내 벤처의 회수 경로를 넓히려는 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다고 보았습니다. 기업공개(IPO) 외에도 M&A로 투자금을 회수할 길이 넓어져야 벤처 생태계에 돈이 다시 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 기업과 중견기업 투자
해외 기업이나 중견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에서 설명한 의무투자 비율은 국내 창업기업과 벤처기업 투자로 채워야 합니다. 의무 비율을 먼저 채우고, 남은 여유 자금으로 해외 기업이나 중견기업에 투자한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투자목적회사(SPC)를 통한 차입
벤처펀드는 원칙적으로 직접 돈을 빌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 M&A처럼 큰 거래에서는 출자금만으로 자금이 부족한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2023년 12월 21일부터는 펀드가 투자목적회사(SPC, Special Purpose Company)를 세우고, 이 회사가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술보증기금은 이 차입을 보증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투자목적회사도 펀드와 같은 행위 제한을 지켜야 합니다.
펀드 결성 요건 복습
• 벤처투자조합은 출자금 20억 원 이상(창업기획자가 운용하면 10억 원 이상), 유한책임조합원 49인 이하, 업무집행조합원 출자 1% 이상이 필요합니다.
• 개인투자조합은 출자금 1억 원 이상, 조합원 49인 이하가 필요합니다.
• 결성 총회일부터 14일 이내에 중기부에 등록을 신청해야 합니다.
벤처투자조합 조합 규약
회사에 정관이 있듯이 벤처투자조합에는 조합 규약이 있습니다. 조합 규약은 업무집행조합원과 유한책임조합원이 펀드를 어떻게 운용할지 합의한 규칙입니다. 법이 큰 틀을 정하고, 규약이 세부 내용을 채운다고 보면 됩니다.
저는 규약 내용을 펀드가 만들어지고 끝나는 순서대로 외웠습니다. 결성할 때는 펀드 이름, 목적, 규모, 출자 방법을 정합니다. 운용하는 동안에는 조합원 총회, 업무집행조합원의 권한과 의무, 관리보수, 투자 방법, 아직 투자하지 않은 자금의 관리 방법이 필요합니다. 수익을 나눌 때는 분배 순서와 성과보수, 손실 처리 방법을 정하고, 마지막으로 회계와 해산, 청산 절차를 정합니다.
중기부는 표준 규약을 마련해 두었지만, 실무에서는 모태펀드나 연기금 같은 주요 출자자가 자신의 출자 사업에 맞춘 기준 규약을 운용사에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 형태인 사모펀드는 규약 대신 정관을 씁니다.
앞에서 다룬 손실 보전 금지도 규약과 연결됩니다. 예전에는 운용사가 손실을 먼저 떠안는 우선손실충당 조항을 넣어 출자자를 모으기도 했지만, 벤처투자촉진법 시행 이후에는 이런 손실 보전 약정이 금지되었습니다. 저는 이 변화를 보면서, 출자자를 모으기 쉬운 조건보다 모든 출자자가 같은 조건으로 위험을 나누는 구조가 장기적으로 시장 신뢰에 더 중요하다는 방향으로 법이 바뀌었다고 이해했습니다.
벤처캐피탈 법률 정리를 마치며
법률 파트를 해야 하는 것, 해서는 안 되는 것, 조건을 지키며 하는 것으로 나누어 보니, 결국 모든 규정이 정책자금을 벤처기업에 제대로 전달하고 출자자를 보호한다는 두 가지 목적으로 모였습니다. 숫자만 외우기보다 이 목적을 먼저 떠올리면 처음 보는 문제도 방향을 잡기가 훨씬 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공부하면서 자주 헷갈렸던 내용을 적어 둡니다. 개정 전 자료로 공부했다면 개별 펀드 20% 의무와 개인투자조합의 상장회사 투자 한도 10%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는데, 두 내용 모두 2026년 7월 기준으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경영권 지배 목적 투자 제한은 벤처투자회사가 고유계정으로 투자할 때 적용되는 규정이므로, 벤처투자조합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착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벤처캐피탈의 투자 방법론을 같은 방식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참고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 네플라,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2026.7.1. 시행본)
• 법무법인 세종, 벤처투자촉진법 제정안 국회 통과 (2020.1.)
• 아시아경제, 벤처투자촉진법 시행령 개정 7월 1일 시행 (2026.6.23.)
• 뉴스서울, 2026년 달라지는 벤처투자 제도 (2026.1.6.)
• 국민참여입법센터, 벤처투자촉진법 시행령 규제영향분석서
• 벤처스퀘어, 중기부 투자규정 3종 개정안 (2025.5.29.)
• 벤처스퀘어, 벤처투자법 시행령 개정 및 투자목적회사 시행 (2023.12.)
• ZUZU, 개인투자조합 GP 행위제한 정리 (2026.10.1. 수정)
• MTN, 연대책임 제한 확대 등 벤처투자법 개정 (2025.12.23.)
• 네플라 위키, 벤처투자조합 설립 절차
이 글은 개인 공부 기록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